한 열흘쯤 전에 줄기깻잎을 석단 사다가 깻잎찜 하려고 깻잎을 소금물에 삭혔답니다. 저런 단으로 석단인데, 한참 다듬다가 생각나서 1단 남았을 때 얼렁 사진 찍었어요. ^^ 하긴 뭐 어떤 때는 음식 다 해놓고 이걸 찍어뒀어야 하는데... 하고 나중에서야 생각나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 블로거로서 자격미달입니다. ㅋㅋ 줄기깻잎 파는 것의 상태를 보니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잎이 상당히 질기고 억세더라고요. 그래서 깻잎김치 하려던 것에서 삭히는 것으로 방향 전환을 했어요. 삭힌 깻잎은 보통 깻잎 농사하고 끝물에 남은 억센 깻잎을 삭히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큼직한 깻잎을 따내니 거의 백 몇십장 정도되는 양이 나왔어요. 물 1리터에 소금 2/3컵 풀어 넣고 거기에 깻잎을 담가서 물 위로 뜨지 않도록 돌로 눌러 상온에 열흘간 두었습니다. 큼직한 깻잎은 삭히려고 소금물에 담가두고 자잘한 깻잎과 순들을 모두 걷어내어 데쳐서 또 깻잎볶음 해먹었습니다. 줄기깻잎 석단에 삭힌 깻잎과 깻잎볶음, 두 가지의 요리가 나오네요. 너무 좋아요~ ㅎㅎ 일주일쯤 경과하면 저렇게 진한 간장색으로 깻잎의 아린 맛을 내는 즙이 빠져 나오면서, 깻잎이 삭는 새곰한 냄새가 납니다. 저는 열흘 두었다가 깻잎찜을 했어요. 혹시 물 위로 푸르스름한 곰팡이가 피거나, 허연 때? 같은 골마지가 끼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내용물인 깻잎만 물러서 문드러지지 않으면 괜찮은 거랍니다. 누렇고 연갈색으로 뜬 색깔의 삭힌 깻잎이에요. 삭히던 물에서 건져 깨끗이 물에 헹궈내고 물기를 짜 두었고요. 보통은 깻잎을 쪄서 부드러운 깻잎찜으로 먹었었는데, 이번에 끓는 물에 데쳐서 아삭아삭한 깻잎장아찌로 만들었습니다. 열댓장씩 집어서 물에 넣어 앞뒤로 10여초 데쳐내는 식으로 데쳤어요. 삭힌 깻잎에 끼얹을 고춧가루 양념을 만들었어요. 멸치다시마 끓여낸 육수 1/2컵에 간장 1/4컵, 물엿 2큰술, 고춧가루 5큰술, 다진마늘 1큰술, 할러피뇨 2개, 빨간고추 2개, 파 2줄기, 통깨 2큰술 넣어 잘 섞어 두었어요. 간장은 양조간장과 조선간장을 반반씩 섞어서 해도 맛나요. ^^ 깻잎을 짠 소금물에 삭혔기 때문에 양념을 짜지 않게 멸치다시마육수 넣어 심심하게 만든 거에요. 삭힌 깻잎 저장할 용기에 깻잎 두세장, 아니면 서너장을 집어 넣고 고춧가루양념 조금 끼얹고, 또 깻잎 몇장 얹고 양념 끼얹고 해서 다 되면 뚜껑 덮어 냉장실에 보관하시면 돼요. 이미 삭히고 데친 것이기 때문에 양념장 끼얹는대로 바로 드실 수 있습니다. ^^ 새곰하게 삭은 칼칼한 깻잎찜 나왔습니다. 삭힌 깻잎찜을 반찬으로 상에 올리면 과식하지 않게 주의를 해야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