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증 (관상동맥질환) 은 돌연사의 원인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직장인이 갑작스레 사망했다’는 소식을 언론에서 종종 접한 다.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는 관상동맥질환은 흔히 동맥경화증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죽상경화증이 주원인이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심장병은 고혈압이나 판막질환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1980 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관상동맥질환이 한국인의 주요 질환으로 떠올랐다. 이 질환이 발생하면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전달되지 못하는 ‘허혈’ 상태가 되어 괴사가 일어난다. 초기에 급사할 가능성도 높고, 치료 가 됐다 해도 한번 손상된 심근이 서서히 쇠약해져 결국에는 심장이 펌프 기능을 상실하는 심부전 에 이르게 된다.

예전에는 죽상경화증을 나이가 들면 발생하는 불가피한 신체 변화라고 여겼지만, 최근 연구에 서는 혈관을 손상시키는 여러 위험 요인이 합쳐져 죽상경화증과 같은 심장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 혀졌다. 죽상경화증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나이가 들수록 더 흔하다. 이 두 요소는 사람의 힘으 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고혈압, 흡연, 당뇨,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은 본인의 노력과 치료제 복용 등을 통해 상당 부분 조절이 가능하다. 이 중에서도 ‘위험인자’라 불리는 심장의 적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콜레스테롤, 고혈압, 흡연을 잘 이겨내야만 심장병의 발병 과 재발을 줄일 수 있다.


두 얼굴의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 혈관에 쌓여 혈액 흐름 막아 


일반적으로 건강에 나쁜 것으로 인식돼온 콜레스테롤은 사실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성분이다. 단 혈액 속에 너무 많은 콜레스테롤이 있으면 죽상경화증을 일으 켜 심장혈관에 병을 불러온다. 콜레스테롤은 일종의 기름과 같아 물에 녹지 않고 혼자서는 혈액 속 에 존재할 수 없지만, 지단백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수용성으로 탈바꿈해 혈액 속에 머문다.  콜레스테롤과 절친한 지단백은 저밀도지단백(LDL)과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HDL)이 있 다. 저밀도지단백과 결합한 콜레스테롤은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며 총 콜레스테롤 양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심장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린다. 반면 고밀도지단백과 결합한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많으면 많을수록 심장병 예방에 좋다.


콜레스테롤과 심장병 간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처음으로 제기된 곳은 미국이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심장병 발병률은 매우 높았지만 심장병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었 다. 그러나 1948년 보스턴 근교 프래밍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역학 연구로 심장병에 대한 정보들이 하나 둘씩 베일을 벗었다.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이 연구를 통해 콜레스테롤 상승과 심장 발작 사이에 관련이 있고(1961년), 젊은 성인에게서도 콜레스테롤 상승으로 심장병 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며(1987년),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을 예방 하는 효과가 있다(1988년)는 사실들이 차례로 밝혀지면서 심장병의 치료와 예방에 기념비적인 기여를 했다.  이 외에도 많은 연구를 통해 콜레스테롤이 많을수록 심장병이나 그로 인한 합병증이 증가하고 반대로 치료를 통하여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면 심장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 다. 이런 사실은 심장병 환자뿐 아니라 정상인도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통해 심장병의 발생이나 심 장병으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서 콜레스테롤 을 매우 적극적으로 감소시키면 죽상경화의 진행을 멈추는 데서 나아가 죽상반(동맥 속의 딱딱한 덩어리)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어 콜레스테롤이 죽상경화증으로 인한 심장병의 예방 과 치료에 핵심적인 요인임이 거듭 확인되었다.


20대부터 콜레스테롤 관리해야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은 마치 녹슨 수도관 안쪽으로 점점 이물질층이 두꺼워지는 것 과 같다. 동맥 안쪽의 세포가 손상되면 백혈구의 일종인 단핵구가 동맥벽 안으로 침투하여 콜레스 테롤과 함께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들이 혈관근육세포와 함께 혈관 벽에 쌓이면서 동맥을 딱딱 하게 만든다. 이 과정이 계속되면 혈관 벽에 ‘죽종’이라 불리는 기름덩어리가 생겨 점점 혈관이 좁아 져 피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심하면 혈관을 완전히 막아버린다.


동맥이 좁아져 산소와 영양분을 담은 혈액이 심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가슴에 통증을 느끼 는 것이 바로 협심증이다. 협심증이 심한 경우 혈관 벽에 생긴 단단한 덩어리들이 손상되거나 갑자 기 파열돼 관상동맥이 심하게 좁아지거나 막혀버리기도 한다. 그러면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느끼 는 불안정형 협심증이 오거나 심장 근육이 괴사돼 30분 이상 통증이 이어지는 급성심근경색증과 같 은 위험하기 그지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장기적으로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동맥에서 세포가 손상되기 시작해 혈관 벽에 덩어리가 생기기까지 통상 20~30년이라는 시간 이 걸린다. 한국전쟁 중 사망한 젊은 미군 병사를 부검해보니 이미 대동맥에 초기 죽상경화증 변화 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비교적 젊은 20대부터 이미 죽상경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심장병 발병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심장병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40~50대 가운데 상당수 사람들이 20대부터 시작된 본인의 병을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지낸다. 죽상경화가 진행되는 정도와 속도는 혈액 속의 LDL 콜레스테롤 양에 비례하기 때문에, 발병으로 이어지기까지 는 개인차가 있다. 하지만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경우에도 평소 식습관에 신경을 쓰고 적어도 5년에 한 번은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재보는 등의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장한다.  


적정 콜레스테롤 수치는


병원을 방문해 콜레스테롤 검사를 하면 총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의 수치를 받아 보게 된다. 주요 관심사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직접 측정하거나 계산으로 구할 수 있다. 보 통 총 콜레스테롤이 240㎎/㎗(LDL 콜레스테롤은 160㎎/㎗) 이상이면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분류 된다. 전문가들이 심장병 증후가 없는 일반인에게 권고하는 수치는 200㎎/㎗(LDL 콜레스테롤은 130㎎/㎗) 이하지만, 위험인자가 여럿 있거나 이미 당뇨나 심장병 환자라면 이 기준보다 훨씬 낮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 혈액 중 콜레스테롤의 양은 식습관, 운동량, 체중과 밀접한 관련 이 있다. 고기를 즐겨 먹지 않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연령과 유전적 소인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용한 골칫덩이, 고혈압


고혈압은 너무 많은 사람이 해당돼 병이라고 부르기가 어색할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30세 이상 의 성인 25~30%가 수축기 혈압이 140㎜Hg, 확장기 혈압은 90㎜Hg가 넘는 고혈압 환자다. 그러나 흔하다고 만만하게 여겼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 치명적인 심장병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장본인 인 고혈압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질병이다. 수축기 혈압이 20㎜Hg, 확장기 혈압이 10㎜Hg씩 올라 갈 때마다 심장병 발생은 두 배로 증가한다.


고혈압이 심장병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원리는 두 가지 다. 첫째, 혈압이 상승해 동맥 안쪽 벽의 압력을 높여 혈관의 죽상경화를 재촉한다. 흔히 고혈압 환 자들은 고콜레스테롤, 비만, 인슐린 저항성 같은 다른 위험 요인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상승작용이 일어나 상태가 악화되기 십상이다. 둘째, 동맥 내 혈압이 높아져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심장이 계속해서 압력이 높은 동맥 안으로 혈액을 펌프질하다 보니 심장 근육이 두꺼 워지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심장근육이 지쳐서 제 기능을 잃어버리는 심부전 상태가 된다. 실제로 심부전 환자의 3분의 2 이상에서 고혈압이 발견된다.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에서 말해주듯 고혈압 역시 심장병이나 신부전, 뇌졸중 등 심각한 합 병증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혈압이 얼마인지 알고 있어야 하며, 혈압이 정상이라도 2년에 한 번은 다시 재보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혈압도 높아지기 때문 에 50세 이상은 1년에 한 번씩 혈압을 확인해 주도록 한다. 일단 고혈압으로 진단 받으면 꾸준한 치 료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중 치료를 통해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사는 환자는 다섯 명에 한 명밖에 안 된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 고혈압 치료제를 될 수 있으면 늦게 시작 하겠다고 만용을 부리는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꼴이 될 것이다.


심장을 좀먹는 흡연, 담배, 혈관 수축시키고 혈액 끈적거리게 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심장발작, 이 두려운 병을 일으키는 데 한몫 단단히 하는 것이 바로 흡연이 다. 담배를 피우면 비흡연자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이 2~6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이미 관상동맥 질환 환자인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급사할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2배로 높아지며, 다른 위험 요인과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켜 심장병에 걸리게 된다. 가끔 시가나 파이프를 피우는 정도라도 이들 역시 심장병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악(惡) 중의 악이라 했던가, 건강에 일말의 도움도 되지 않는 담배가 심장병에 미치는 원리와 상황은 아주 다양하다.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는 순간부터 1분도 되지 않아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 작하며, 10분이면 심장박동이 무려 30%나 빨라지며 심장에 큰 부담을 준다. 몸 안으로 들어온 일산 화탄소는 혈관을 좁혀 심장근육은 물론 몸 전체로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또한 혈관이 수축되면 서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 내피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죽상경화증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만약 흡연과 함께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같은 위험요인을 동반한 경우라면, 동맥에 딱딱한 덩어 리인 죽상반을 만드는 데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죽상경화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담배는 또한 좋 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면서 섬유소원과 혈소판의 생산을 증가시켜 혈액을 끈 적끈적하게 만든다. 점도가 높아진 혈액에서는 피떡(혈전)이 잘 만들어져 급성 심근경색이나 급사 와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부른다. 흡연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담배는 본인의 심장병뿐 아니라 주위에서 연기를 맡는 가족의 심장병 발생 위험도 높인다. 특히 흡연은 젊은 연령층에서 보다 위험하며, 여성호르몬 치료 를 받고 있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심장병과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그나마 다행스 러운 것은, 담배를 끊고 1년만 지나도 심장병이 발생할 위험은 눈에 띄게 낮아진다는 점이다. 금연 후 2~6년이 지나면 심장병 발생 위험이 거의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지므로 나이에 상관 없이 빨 리 담배를 끊어야 한다. 특히 고혈압, 콜레스테롤 등 심장병의 위험인자가 여럿 있는 사람들은 금연 으로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단 심장병에 걸렸던 사람도 금연하면 심장병 재발을 반으로 줄 일 수 있다.


출처: 오병희 서울대 의대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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